요즘 힙합 커뮤니티가 한 가지 폭로전으로 뒤집혔다. 한 레이블 대표 출신 래퍼 A씨와 그 레이블 소속이었던 래퍼 B씨 사이에서 터진 공개 설전이 단순한 디스전이 아니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딱 하나 — “내 노래의 미래 수익을 누가 처분할 권리가 있느냐”다.
“디스전인 줄 알았더니 저작권 전쟁”
처음에 커뮤니티 반응은 힙합 씬 특유의 공격적인 설전 정도로 읽었다. 서로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는 방식이 힙합답다는 반응도 분명 있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얘기가 완전히 달랐다. 저작인접권, 그중에서도 이른바 마스터권 — 녹음물에 대한 지배권 — 이 누구 손에 어떻게 넘어갔느냐를 두고 두 사람의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B씨 측 입장은 간단하다. “내가 만든 음악의 미래 수익을 회사가 팔아버렸다”는 것. 반면 A씨 측은 “어쩔 수 없는 경영 판단이었고 공정하게 배분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양쪽 다 틀린 말은 없는데, 결국 계약서가 모든 걸 결정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선급금이 부른 나비효과
이 사태의 뿌리는 거액의 선급금에 있다는 얘기가 돈다.
음악산업에서 선급금은 미래 수익을 담보로 먼저 받는 돈이다. A씨의 레이블은 대형 음원 플랫폼으로부터 상당한 규모의 선급금을 유치했다는 얘기가 돈다. 당시 주요 아티스트들의 계약 만료가 겹치는 시점이었고, 이 자금으로 신규 아티스트 영입과 음원 발매를 공격적으로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문제는 힙합 시장이 기대만큼 따라주지 않았다는 점. 업계에선 “신규 프로젝트들이 기대에 못 미쳤고, 힙합 씬 전체가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회사 현금흐름이 급격히 나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레이블로 들어오는 음원 수익이 고스란히 선급금 상환에 쓰이는 구조가 됐고, 정작 아티스트에게 돌아가야 할 정산금이 실종됐다는 것이다. 커뮤니티에선 “회사가 키운 게 아니라 아티스트가 회사 빚을 갚은 꼴”이라는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동의는 있었나, 없었나
이 싸움에서 또 하나의 폭발 포인트는 레이블 관계자 C씨가 공개 언급한 대목이다. C씨는 권리 매각 전에 두 차례 논의와 법률 자문, 최종 동의 과정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업계에선 이 “동의”의 성격이 뭐냐는 게 핵심 쟁점이라는 얘기가 쫙 퍼졌다. 법적으로 필수적인 동의였냐, 아니면 분쟁 방지를 위한 설명과 양해의 과정이었냐 — 이 두 가지는 실제 계약서를 들여다봐야만 구분이 가능하다.
음악 저작권 업계에서도 “마스터권은 원래 음반제작자 것이라 아티스트가 처분을 막기 어렵다”는 견해와, “계약서에 동의 조항이 있었다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견해가 팽팽하게 맞서는 모양새다.
반복되는 레이블-아티스트 전쟁
사실 이런 구도는 힙합 씬만의 문제가 아니다. 음악 산업 전반에서 레이블과 아티스트 사이의 권리 분쟁은 오래된 갈등의 골이다.
레이블 입장에서 신인 아티스트는 불확실한 투자다. 녹음실, 프로듀서, 뮤직비디오, 유통망까지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는 대신 음원 권리를 갖는 것이 오랜 관행이었다. 그런데 아티스트가 성장해 카탈로그에 팬덤과 시간이 쌓이고 나면, “그 가치는 누가 만들었냐”는 근본적인 질문이 불거진다.
업계에선 “이번 폭로전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는 말도 돈다. 비슷한 구조에 놓인 다른 아티스트들도 이 싸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계약서와 정산서가 공개되는 순간 업계 전체의 관행이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감정이 아닌 실체적 자료가 이 싸움의 끝을 결정할 것이다. 계약서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느냐에 따라 — 누가 옳고 그른지, 법의 저울이 어디에 기울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