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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중계하며 쫓다가 사람이 죽었다…’음주운전 헌터’ 유튜버, 결국 법정구속

요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 얘기가 계속 돌고 있다. 이른바 ‘참교육 콘텐츠’의 한계가 어디냐를 두고 법원이 직접 선을 그어버린 사건이 나왔기 때문이다.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유튜브 생중계로 뒤쫓다가 30대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유튜버 A씨가 결국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 압도적인 가운데, 이번 판결이 유사 콘텐츠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커뮤니티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새벽 4시, 카메라가 켜진 채 시작된 2.5킬로미터 추격전

2024년 9월 22일 새벽 3시 50분. 광주 광산구의 한 도로에서 기묘한 장면이 시작됐다.

40대 유튜버 A씨가 한 SUV를 음주운전 의심 차량으로 지목하고 경찰에 신고한 뒤, 곧바로 추격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유튜브 생중계를 시청하던 구독자들이 직접 운전대를 잡고 추격에 합류했고, 순식간에 3대의 차량이 약 2.5킬로미터 구간을 달리며 SUV를 에워쌌다.

위협을 느낀 30대 피해 운전자는 결국 도로변에 주차된 대형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충돌과 동시에 차량에서 불길이 치솟았고, 피해자는 현장에서 끝내 목숨을 잃었다. 그 모든 장면이 유튜브 생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이 과정에서 구독자들로부터 후원금도 받았다. ‘공익’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진 일이었지만, 법원은 결국 그 이름표를 뜯어냈다.

수사 받는 와중에도 카메라를 끄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더욱 씁쓸하게 만드는 건 A씨의 전력이다.

사망사고가 발생하기 두 달여 전, A씨는 이미 별개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였다. 음주 사실이 전혀 없는 운전자를 차량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감금했다는 혐의였다. 같은 방식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음에도 카메라를 끄지 않은 것이다. 2024년 11월엔 사망사고와 관련된 공동협박 혐의로 구속영장까지 신청됐지만, 법원이 기각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이어갔다. 당시 A씨는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고 한다.

이런 경위를 놓고 보면 재판부가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했음에도 반복 범행을 저질렀다”며 고의성을 인정한 것이 결코 놀랍지 않다. 구독자들에게도 “같이 따라갔을 뿐”이라는 항변이 통하지 않았다. 함께 추격에 가담했던 11명은 각각 집행유예·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공익 활동? 아니요, 사적 제재입니다” — 법원이 못 박은 한 마디

광주지방법원 형사9단독은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즉시 법정구속을 명했다.

재판부의 핵심 판단은 단호했다. 이 행위는 ‘공익 활동’이 아닌 ‘사적 제재’. 동종 범죄로 수사를 받거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상태에서 또다시 같은 방식의 범행을 반복했다는 점에서 죄책이 매우 무겁다는 게 재판부 설명이다.

선고 직후 A씨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 피해자 측과 합의하겠다”고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도주 우려를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이 합의를 거부하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양형에 반영됐다.

‘참교육 콘텐츠’, 이번 판결이 경계선 되나

판결 소식이 퍼지자 커뮤니티 반응은 복잡하게 갈리는 모양새다.

“법원이 당연한 결론을 냈다”, “생중계로 후원금 받으면서 공익 타이틀을 붙이는 게 말이 되냐”는 비판이 압도적이지만, “실제로 음주운전을 잡는 효과는 있는 게 아니냐”는 반론도 나오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이번 판결이 유사 콘텐츠에 사실상 경고등을 켰다는 시각이 나온다. 카메라를 켜고 특정 차량을 추격하거나 밀착 생중계하는 방식의 ‘실시간 단속’ 콘텐츠가 적지 않게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 이후 비슷한 방식으로 활동하던 채널들이 조용해졌다”는 얘기도 슬금슬금 돌고 있다.

수만 명 구독자를 기반으로 후원금을 받으며 ‘음주운전 사냥’ 콘텐츠를 브랜드화했던 A씨. 그 콘텐츠는 이제 법원 판결문의 증거 기록으로 남게 됐다.

항소심에서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유족의 강경한 입장이 최종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이 사건이 ‘카메라를 켜면 뭐든 된다’는 인식에 어디까지 제동을 걸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