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온라인 커뮤니티발 불씨 하나가 K팝 업계 전체를 긴장시키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일본 국적 아이돌 멤버들의 조상 친일 행적을 문제 삼는 게시물이 여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면서 팬덤이 발칵 뒤집혔고, 이들을 광고 모델로 쓰는 유통·뷰티 업계까지 숨을 죽이며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는 얘기가 나돈다.
“광고 불매·탈퇴 요구”까지 터져 나왔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들에는 국내 유명 기획사 여러 곳에 소속된 일본인 멤버들의 가계도가 촘촘하게 정리됐다는 게 핵심이다. 부모 세대를 넘어 조부, 심지어 증조부 이력까지 뒤진 내용인데, 일제강점기 시절 직업과 활동을 근거로 친일 행적 여부를 따졌다는 것.
문제는 이 내용의 상당 부분이 성씨와 가계 추정에 기반한 불확실한 정보라는 점이다. 검증도 되지 않은 내용이 마치 사실인 양 확산되면서, 일부 커뮤니티에선 “광고 불매로 이어가야 한다”, “해당 멤버들의 탈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쏟아지고 있다. 커뮤니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팬덤 반격 — “일본인 조상에게 반일을 기대하는 게 말이 되냐”
팬덤의 반발도 거세다. “일본 국적자의 조상에게 반일 행적을 기대하는 건 처음부터 무리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뮤니티 안에서 강하게 터져 나오고 있다. “근거도 불분명한 가계도로 현재 활동 중인 아이돌을 공격하는 건 과도한 마녀사냥”이라는 지적도 잇따르는 모양새다.
멤버 본인은 어떤 발언도, 어떤 행동도 한 게 없는데 100년도 더 된 조상 이야기로 퇴출 압박을 받는 상황 — 이 자체가 얼마나 황당한 일이냐는 반응이 팬들 사이에서 압도적이라는 것.
물론 반대쪽 시선도 없지는 않다. “K팝 시장이 한국에서 성장한 만큼, 역사 문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냐”는 주장도 일부에서 나온다. 어느 쪽이 맞고 틀리냐를 떠나, 커뮤니티 안에서 갈등이 첨예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건 분명한 모양새다.
‘K팝 국적·역사 갈등’, 사실 처음이 아니야
이 논란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는 배경이 있다. K팝 무대에서 국적·역사 문제가 불거진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도 국내 유명 걸그룹 소속 외국 국적 멤버 A양이 과거 SNS 게시물이 역사 관련 논란에 휩싸이면서 일본 주요 공연 무대에서 제외된 일이 있었다. 소속사 측은 다른 이유를 내세웠지만, 업계에선 “논란을 의식한 판단 아니겠냐”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처럼 K팝이 아시아 각국의 역사·감정과 맞닿은 복잡한 지점에 서 있다는 건 업계 관계자들이 이미 피부로 느끼는 사실이다. “국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기획사는 물론 광고주까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말이 업계에서 공공연히 나도는 이유기도 하다.
광고주들, 숨 죽이고 눈치 보는 중
이번 ‘조상 파묘’ 논란이 연예계 안에만 머물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K팝 아이돌을 핵심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유통·뷰티 브랜드들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소비재 브랜드들이 아이돌 모델 기용에 막대한 금액을 쏟아부으면서, 아이돌 관련 논란이 곧 브랜드 이미지 직격탄으로 돌아오는 구도가 완전히 자리 잡았다. 일부에서는 “이번 논란이 더 크게 번지면, 일본인 멤버 기용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생길 수 있다”는 시각도 조용히 나오는 모양이다.
아직은 “지켜보는 단계”라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인 듯하다. 이 논란이 커뮤니티 안에서 스르르 식어버릴지, 아니면 불매 운동이라는 형태로 광고판에까지 실질적인 파장을 일으킬지 — 그 향방에 따라 K팝 마케팅 판도가 미묘하게 흔들릴 수도 있다는 얘기가 조용히 돌고 있다.
어디까지 번질지, 그리고 기획사와 광고주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